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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도 다녀간 화랑미술제, 10년내 최대규모 케이옥션… 미술시장 훈풍

RM도 다녀간 화랑미술제 3~7일 코엑스서 활기

케이옥션, 최근 10년 최대 규모 170억원치 경매

"미술시장의 호황 초기 진입단계" 전망 나와

지난 3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화랑미술제의 관람객들이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다. /조상인기자




미술시장이 훈풍을 탔다.

올해의 첫 대형 아트페어로 지난 3일 개막한 화랑미술제는 첫날 VIP오픈 때부터 ‘사자’ 바람이 불어 행사 내내 활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때문에 대부분의 미술제가 취소·연기 또는 온라인 병행으로 진행된 이후 모처럼 제대로 열린 오프라인 행사라 미술 애호가들이 그간 억눌렀던 문화 욕구를 보복적 소비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미술품 공동구매 등 시장 접근성의 다각화와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관심 있는 MZ세대와 개미투자자의 유입 등이 활력을 더하고 있다. 경매회사 케이옥션은 최근 10년 이래 최대 규모인 170억원 어치 작품을 오는 17일 경매에 올릴 예정이다. 앞서 열린 서울옥션의 메이저 경매는 2015년 이후 최고 낙찰률인 90.4%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05년 시작돼 2007년 정점에 올랐던 미술시장의 호황이 15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M도 다녀간 화랑미술제


개막과 동시에 북적인 화랑미술제는 주최측인 한국화랑협회가 바코드 팔찌를 도입해 관람인원을 실시간 관리하며 방역에 집중했고, 카페 등의 취식공간을 과감히 없애고 부스 간격을 넓힌 덕에 관람환경은 쾌적했다. 애호가이자 미술계 최고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은 방탄소년단(BTS)의 RM(본명 김남준)은 개막식 다음 날인 4일 일찌감치 행사장을 다녀갔다.

박영선(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양우(왼쪽)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 열린 화랑미술제 개막식에 참석해 작품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최근 작고한 김창열의 ‘물방울’이 다양한 갤러리를 통해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 BHAK는 김창열의 개인전 형식으로 부스를 채웠고, 김창열의 오랜 전속화랑인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가나아트갤러리, 박여숙화랑 등이 ‘물방울’을 걸었다. 행위의 반복과 물성 탐구가 강조된 1970년대 단색조 회화를 일컫는 ‘단색화’가 2015년을 전후해 ‘열풍’을 일으킨 이후 다시금 두각을 보였다. 박서보·하종현·정상화·김민정·이배 등 단색화 대표작가들의 2000년 이후 근작들이 주목을 받았고, 내년 구겐하임미술관 전시를 앞둔 김구림·이건용·이강소 등 한국 아방가르드미술의 주요 작가들이 선보였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에 위치한 더 페이지 갤러리는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하나인 조지 콘도의 213×266㎝ 크기 대작을 전시했다. 지난해 7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2010년작 ‘역장(Force Field·208.3×208.3㎝)’이 약 76억원에 낙찰된 만큼, 최소 8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더페이지갤러리가 '별도문의'로 화랑미술제에 출품한 조지 콘도의 작품은 최소 8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조상인기자


한국무역협회 회장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3일 화랑미술제 개막식에 참석해 작품을 관람했다. /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


군소 화랑들이 선보인 비교적 신진급의 작가들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문화 향유의 기회와 예술에 대한 정보가 많은 3040 세대가 ‘입소문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고르기 시작했고, 예술에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미술품을 인테리어를 겸한 대체투자처로 보는 경향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옥션,10년 만에 최대 규모 경매




추정가 13억~20억원에 경매에 나온 이우환의 1987년작 ‘바람과 함께’ /사진제공=케이옥션


상승 무드는 경매시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17일 개최하는 3월 경매에 최근 10년 간 총액 규모 최대치인 총 169점, 약 170억원 어치를 올린다. 손이천 케이옥션 홍보이사는 “최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의 유입, MZ세대의 시장 진입 등으로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가 출품작은 이우환의 1987년작 ‘바람과 함께’(182×227㎝)로 추정가는 13억~20억원으로 책정됐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1970~2000년때까지 시대별 작품 9점이 출품된다. 추정가 1,200만~3,500만원의 1977년작 소품 유화부터 추정가 3억~4억원의 1979년작 ‘물방울LSH70’(91×72.7㎝)까지 가격대도 고루 마련했다. ‘미술계의 삼성전자’ 김환기의 작품은 종이에 색점을 배열한 ‘무제’(이하 추정가8,500만~1억2,000만), 1961년작 유화 ‘달 둘’(1억~2억원)을 시작으로 특유의 푸른색조를 드러내는 1960년대 ‘새’(6억~10억원), 1956년작 ‘구상’(8억~15억원)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추정가 3억~4억원에 경매에 나온 김창열의 ‘물방울LSH70’ /사진제공=케이옥션


추정가 8억~15억원에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구성’ /사진제공=케이옥션


해외 작품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그간 국내 경매에서 자주 볼 수 없던 작가들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제니 홀저의 ‘경구들’ 연작 중 화강암 스툴에 글귀를 적은 ‘엘리트는 필연적이다’(1억2,000만~1억8,000만원)를 비롯해 니콜라스 파티의 ‘두 주전자’(1억3,000만~1억6,000만원)를 만날 수 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 앨리스 닐, A.R.펭크 등 미술사와 미술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작가부터 앤디 워홀·게르하르트 리히터·줄리안 오피·조나스 우드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성찬이 마련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RC)는 최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미술시장 전망’에서 “미술시장의 호황 초기 진입단계”로 진단하고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작가군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단색조회화 작가들이 시장을 이끄는 동력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우환,김창열,박서보가 향후 시장을 주도할 작가로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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