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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 “인플레 4% 갈 수도…단, 기저에는 디플레 압력”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 /링크드인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이 국채금리 하락에 크게 올랐습니다. 전날 급락했던 나스닥은 이날 3.69% 올랐는데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각각 1.42%, 0.095% 상승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역시 시장은 국채금리에 좌우됐는데요. 정말 하루하루 상황이 다릅니다.

이날은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웹세미나가 있었습니다. 국채과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인데요. 주요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인플레, 5월까지 기저효과 나타날 것…국채금리 3% 놀랄 일 아냐”


캐시 우드 대표는 “최근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6%까지 오른 것은 시장 관계자나 이코노미스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며 “이것이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기저효과라는 것이 있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에 근접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이 보기에 4%라는 숫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채권시장이 반응한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라는 숫자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RK 인베스트먼트가 개최한 시장 전망 웹세미나 주제. /세미나 화면캡처


기저효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전문가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원래 100이었던 가격이 지난해 95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과거 가격인 100으로 돌아와도 가격 상승률은 5%가 넘습니다. 이것이 기저효과인데요. 캐시 우드도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고 4%라는 숫자를 내세운 만큼 연준의 예측보다는 그 폭이 더 큰 셈입니다. 그는 “나는 만기가 긴 국채 수익률이 3%가 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캐시 우드 대표가 인플레이션이 장기로 지속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점입니다. 그는 “기저효과는 이번 달이나 다음달, (아니면) 5월까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물가상승폭은 다시 낮아질 것입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당시 연준이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면서 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돼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는데요. 캐시 우드는 “사람들이 물가와 이자율 상승 공포에 저축을 많이 했고 돈의 유통속도가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저축률이 크게 올랐다”고 했습니다. 실제 캐시 우드는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혁신이 이끄는 좋은 디플레이션…가격인하 기대에 돈 안 쓸 수도”


지금부터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분석입니다. 기술기업 전문인 그의 이력에서 드러나듯 캐시 우드는 혁신이 이끄는 디플레이션을 ‘좋은 디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기술이 발전돼 대량 생산이 이뤄지거나 효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캐시 우드는 “전기차 누적 생산대수가 2배가 될 때마다 차가격의 핵심을 이루는 배터리 생산비용은 28%씩 떨어진다”며 “전기차 가격은 앞으로 계속 떨어져 2025년에는 평균 1만8,0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인데 이때 도요타의 캠리는 여전히 2만5,000~2만6,000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전기차 가격을 더 낮출 것입니다.



테슬라 같은 혁신기업은 가격을 계속 낮출 것이고 이것이 업계 전체로 확산돼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리하면 기술개발에 제품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요인이 커지고 이것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없던 것도 이같은 기술혁신과 자유무역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파월 의장도 그 중의 한 사람이지요.

중요한 건 이런 ‘좋은 디플레이션’이 ‘나쁜 디플레이션’을 이끈다는 점인데요. 앞서 언급한 전기차를 놓고 보면 테슬라처럼 그동안 혁신에 투자하지 않은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은 결국 가격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나쁜 디플레이션’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양쪽으로 물가가 낮아지는 셈인데요.

캐시 우드가 자동차를 갖고 설명했지만 이를 상품 전반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캐시 우드는 “혁신은 생각보다 더 빨리 일어나고 있으며 나쁜 디플레이션은 혁신을 충분히 받아들일 만큼 투자를 하지 않고 주주들의 단기적인 요구만 들어준 기업들에게 올 것”이라며 “이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개인들은 소비를 미뤄서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 미리 앞당겨 물건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이는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줄입니다. 그는 “이것이 헤드 페이크(head fake)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헤드 페이크란 한쪽 방향으로 가다가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것을 뜻하죠. 인플레 상황이 디플레로 급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회사채 투자 조심해야…증시, 성장주→가치주로 자금이동 빨라져”


이같은 디플레이션 압력, 특히 나쁜 디플레이션 압력은 사실 회사채에 더 큰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캐시 우드 대표의 생각입니다. 나쁜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는 기업은 결국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고 회사 앞날이 불투명해지겠죠. 해당 기업의 회사채에 대한 평가도 낮아질 겁니다.

캐시 우드는 “현재 회사채와 정크본드의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지금의 금리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는데요.

캐시 우드 대표는 지금은 회사채 투자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디플레이션의 힘(혁신에 따른 가격인하 및 그 여파로 전체적인 가격이 내려가는 움직임)이 모든 회사채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힘은 그들 중의 일부를 파괴할 것이다. 요즘 같은 때는 정말 회사채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증시에 관해서는 지수 상승의 기관차가 기술주 중심에서 가치주로 확대되고 있다고 했는데요. 캐시 우드는 “우리는 V자 회복을 하고 있으며 주택과 자본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지난 몇 주 사이 금리인상으로 가치주로의 자금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증시 전반에 좋은 일이며 최근의 기술주 하락은 되레 저가매수 기회가 됐다는 게 그의 평가입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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