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여야 후보들의 입에서 거친 표현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26일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부산을 "3기 암환자"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의사의 실력에 따라 환자의 생사가 오가듯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부산의 운명이 바뀐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부산시민과 암 환자를 모두 비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SNS에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초라한 도시', 박재호 의원의 '한심한 부산시민'에 이은 김영춘 후보의 '3기 암환자'라고 언급하며 "경망스럽다. 민주당은 부산과 싸움하러 나왔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이번 선거 왜 하는지 정녕 모릅니까"라며 "국민이 보기에 지금 우리 사회에 암적인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바로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부산이 아니라 민주당이 암환자'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김영춘 씨의 발언을 접하고 크게 화가 나 올렸다가 바로 지웠다"면서 "암환자를 민주당에 비유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되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나, 그래도 그런 비유는 절박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에서 과거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라고 한 발언한 것에 대해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냐"라며 반박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 캠프의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막말 중독도 병"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막말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오 후보가 앞서 '외눈박이 공세'라며 장애를 비하하거나 총선 패배 원인으로 중국계 한국인을 꼽은 것 등을 두고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부터 익히라"고 말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SNS에서 "저질 막말과 비판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 역시 "사과는 못 할망정 되레 큰소리치는 것을 보니 감정이란 게 없는 분 아닌가 싶다"며 "서울시장 후보의 자격을 논하기 전에 동료 시민을 존중하는 사람부터 되어야 마땅하다. 당장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현 여권에 비판적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오 후보를 향해 "당선되고 싶으면 입이나 닥쳐라. 이 인간은 아예 개념이 없어요. 당에서 막말 주의보를 내렸다더니"라며 “이기고 싶으면 입조심들 해라, 교만하지 말고 끝까지 조심하고 겸손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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