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예비주자들이 물밑에서 조율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의 거취다. 현직 원내대표인 그의 당 대표 도전 여부가 전당대회 구도와 일정 모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주 대표 대행이 주말을 전후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1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일의 선후가 있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가 정리되고 나면 (거취를) 고민해보겠다. 의원들의 우려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18일은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정책협의가 예정돼 있어서, 19일께로 방향을 모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주 대행의 거취와 맞물린 또 다른 변수는 당내 최다선(5선) 주자인 정진석 의원과의 '교통정리'다. 정 의원 역시 당권 도전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힌 바는 없으나, 물밑에서 당내 의견을 적극 수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야권 승리에 일조한 점, '충청권 맹주'로 유력한 야권 잠룡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점 등의 기여를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의원은 재보선 직후 주 대행을 만나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14일께 다시 만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역시 5선인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4선 홍문표, 3선 윤영석 의원 등도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최다선(4선)인 권영세 의원, 초선인 김웅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을 통해 저력을 확인한 수도권·중도층과 청년층을 견인할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선 여론조사에서 밀려 최종적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당내 지지층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대중 인지도가 높고 전통적 지지층의 세가 강해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