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740만 달러)은 ‘2인 1조’ 팀 경기다. 호흡이 중요해 같은 국적 선수끼리 짝을 맺는 경우가 많다. 호주 듀오인 마크 리슈먼과 캐머런 스미스도 짝을 이뤘다.
리슈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깜짝 이벤트를 하나 준비했다. 아마존에서 18달러짜리 장발 가발을 구매했다. 장발인 파트너 스미스를 위한 것이었다. 리슈먼은 3라운드 시작에 앞서 선수 소개 때 장발에 관한 노래(The Mullet Song)에 맞춰 가발을 쓰고 나와 스미스와 활짝 웃었다. 리슈먼의 18달러 투자는 결과적으로 대박을 쳤다. 스미스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213만 8,600달러(약 23억 8,000만 원)를 반씩 나눠 가지게 된 것이다.
리슈먼과 스미스는 26일(한국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합작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리슈먼-스미스 조는 루이 우스트히즌-샬 슈워츨(남아프리카공화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리슈먼과 스미스는 파를 기록했고, 우스트히즌과 슈워츨은 더블 보기를 범했다. 우스트히즌이 날린 티샷이 물에 빠졌고, 1벌타 후 슈워츨이 세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보냈지만 우스트히즌이 날린 네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가는 등 남아공 팀은 자멸했다.
리슈먼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6승째를 달성했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와 짝을 이뤄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스미스는 4년 만에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스미스와 리슈먼은 지난해 1월 각각 소니 오픈과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정상에 오른 인연도 있다.
우스트히즌-슈워츨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나선 리슈먼-스미스는 중반에 역전에 성공했지만 13번과 15번 홀(이상 파4)에서 1타씩을 잃어 1타 차로 다시 뒤졌다. 하지만 16번 홀(파4)에서 리슈먼의 칩인 버디에 힘입어 동타를 이룬 뒤 여세를 몰아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경훈(30)-카일 스탠리(미국)는 12언더파를 기록, 공동 9위에서 공동 23위로 밀렸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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