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 방송작가와 PD는 근로자로 인정하지만, 리포터와 MC는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정부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이들 직업군은 방송사와 프리랜서 계약 탓에 근로자를 볼지를 두고 여러 해석과 갈등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주방송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프리랜서 21명 중 12명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근로감독은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을 계기로 방송 제작환경에서 프리랜서의 고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근로자로 인정받은 방송작가는 5명이다. 이들은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지만, 작가 업무 뿐만 아니라 행사 기획과 진행 등 부수 업무를 진행해왔다. 특히 정규직 PD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는 사용 종속 관계에 놓여 있어 근로자로 인정됐다. 같은 이유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PD도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반면 리포터와 DJ, MC는 지휘 감독을 받지 않은 점, 정해진 원고를 본인 재량을 업무에 적용한 점 탓에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분장업무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이번 고용부의 근로감독은 프리랜서 근로자의 근로자 여부를 판단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청주방송은 3년간 7억5,000만원 규모 수당을 체불하는 등 9건의 노동관계법도 위반했다.
고용부는 방송 3사를 비롯해 지역방송에 대한 근로감독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방송제작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은 더디다"며 "방송업계 스스로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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