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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머리 위에서… 목소리·피아노소리가 들린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원이나 온라인 공연에 3D 공간감 강화한 입체음향 시도 이어져

‘돌비 애트모스’ 포맷 입힌 입체음향 음원, 국내선 네이버 바이브 통해 체험 가능

피아니스트의 작은 콘서트, 이어폰 속에서 입체적 떠다니는 소리 구현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하지 않는 타이달, 아마존HD 등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9.1.6채널의 ‘돌비 애트모스’ 포맷으로 입체 음향을 구현한 음원을 들을 수 있다.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효과를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원을 통해서도 즐기고 싶다는 수요의 결과물이다. 국내에서는 돌비 코리아가 네이버 바이브(VIBE)를 통해 제공되는 일부 음원에 대해 시범적으로 입체음향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달 안으로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지난 달 15일 열린 국내 첫 입체음향 공연인 황성훈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 /사진제공=오디오가이




인간의 민감한 감각인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로 자리를 잡으면서 입체적으로 소리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관에서는 다소 비싼 가격을 부담하더라도 음향 효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X 등 입체음향 효과를 지원하는 특수관을 찾는 애호가들이 적지 않은데, 이제는 음원 시장에서도 이 같은 수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가 국내 첫 9.1.6채널의 입체음향 음악 스튜디오인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을 찾았을 때도 과거 발매된 음반들을 돌비 애트모스 포맷으로 리마스터링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 3월 정식으로 문을 연 이래 두 곳의 녹음실에서 약 두 달 동안 음반 100여장의 작업을 마쳤다.

작업을 마친 음원을 들어보니 전후좌우 9대, 천장에 설치된 6대, 초저음 우퍼까지 모두 16대의 스피커에서 그야말로 소리가 쏟아졌다. 등 뒤에서 코러스가 들렸다 사라지기도 하고 전자 사운드가 16개의 스피커를 오가며 귀를 자극했다. 특히 오케스트라 느낌의 신디사이저가 연주되는 순간 온 몸을 감싸듯 스피커 전체에서 사운드가 흘러나왔다. ‘돌비 애트모스 렌더러’의 모니터 화면에서는 작은 원이 끊임없이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소리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국내 첫 입체음향 음악 스튜디오인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에서 엔지니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부스 전체에 설치된 16개의 스피커가 눈에 띈다. /사진제공=사운드360


최근에는 입체음향 공연도 열렸다.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황성훈 피아니스트의 공연은 송출할 때 입체음향을 적용한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TV를 통해 공연을 관람한 온라인 관객들은 피아노의 낮은 음에서 높은 음으로 옮겨갈 때마다 헤드폰, 이어폰 속에서 소리가 좌우로 움직이고, 연주 강약과 울림을 조절할 땐 소리가 앞뒤로 교차하는 효과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다. 지난 2월 김덕수사물놀이패를 시작으로 아예 녹음 단계부터 입체음향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하늘 사운드360 엔지니어는 “입체음향 작업을 하다 일반 음원 작업을 하면 소리가 현저하게 비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음향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갤럭시 탭,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프로’ 등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기기들도 많아졌다. 최근 늘어나는 실감콘텐츠와 결합한 시너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정훈 사운드360 대표는 “과거엔 입체음향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재생 환경이 발을 맞추지 못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손쉽게 입체음향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음악의 표현력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앞으로 전시, 라이브 스트리밍 등 여러 분야에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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