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회생·파산이 급증함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이 국회·법원·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법원의 관할권을 넓혀 회생·파산 당사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회생법원은 3일 오후 청사 4층 회의실에서 서경환 회생법원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병욱 수석부장판사 등 법원·시민단체 관계자 12명과 회생·파산 절차 운영 및 제도개선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개인회생이 작년에잘만 5만건이 넘었고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이 막다른 길에 몰리는 것 같다”며 “회생과 파산은 포기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원장도 “코로나19에 따른 사정과 그 전부터 이어온 경제 양극화로 개인채무자와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며 “입법적으로 해결할 점이 없는지 모색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채무자회생법 3조 ‘재판관할’에 대한 부분에 대한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회생법원은 “관할이 인정되는 법인채무자의 기준이 높다”며 “도산사건 처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법원을 설치한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무자회생법 3조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의 관리를 받기 위해서는 서울시 혹은 서울고등법원 관할구역(경기도, 강원도, 인천광역시)에 사무소나 영업소가 위치해야 한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관할권을 인정받기 위해 서울에 영업소를 개설하거나, 본점 주소지를 옮기는 사례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회생법원은 전국 관할 채무액 요건을 하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무자회생법 3조 제4항은 ‘채권자수가 300인 이상/500억원 이상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법인에 대한 회생·파산사건’에 대해서만 회생법원이 지역에 상관 없이 관할하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쌍용차(평택시)와 웅진에너지(대전) 등은 요건을 충족해 서울회생법원의 관리를 받았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건 중 ‘500억원 이상 채무’ 요건을 충족한 사건은 6.12%에 불과하고, 채무가 300억 이하인 법인이 90.35%를 차지한다”며 “채무액 요건을 하향해 서울회생법원의 전국 관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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