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 국내 접종이 늦어진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백신 접종이 좀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백신 접종 속도 둔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우리의 방역 상황에 맞춰 계획대로 차질 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한국은 아직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투자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국내 방역 상황에 맞춰 백신 도입과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부분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료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많은 나라가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늦게 뛰어들었어도 이 정도 물량을 확보한 것은 인정할 만하다”면서도 “최근 부작용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되지 않아 접종 예약률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접종 속도가 늦어진 원인은 선구매가 늦어진 탓이 아니라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3차 접종 가능성과 변이 바이러스 대비, 미성년자와 어린이 등 접종 대상 확대, 내년 물량까지 고려해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접종 장소를 늘리고 대상도 확대해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특별연설 직후 “현재 (백신 접종은) 18세 이상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최근 추가 임상을 통해 접종 가능 연령을 12세, 12세 이하로 낮추는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 허가 사항이 변경될 경우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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