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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하지 말라고 아들은 울었죠"…거리로 나온 여성 마트직원들

홈플러스 근로자 단체 삭발

"대주주 경영악화 책임" 비난

"잇따른 폐점에 9,000명 실직"

13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을 막기 위해 삭발한 한 여성 직원이 울고 있다./사진제공=마트노조




13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삭발하고 있다./사진제공=마트노조


“‘나쁜 사람에게 항의하기 위해 머리를 깎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나쁜 사람이 머리를 깎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10살 큰 아들은 방에서 서럽게 울었습니다. ”

13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디타워 앞. 이날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원장은 홈플러스 폐점을 멈추라며 두 아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거리에서 여성 직원들과 삭발을 했다. 50세가 넘은 한 가정의 어머니들이다. 이날 삭발을 한 여성직원은 “내 나이 50살이 넘도록 삭발은 꿈도 꿔본 적 없었다”며 “18년 동안 최저임금 받고 팔다리 부서지도록 일한 대가가 폐점”이라고 말했다. 삭발을 한 다른 여성직원은 “홈플러스를 남이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8시간 계약이지만, 12시간 일을 해도 힘들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마트노조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회사는)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2019년 홈플러스는 5322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홈플러스는 2016년 1,265억원 흑자를 내던 회사다. 마트노조는 “경영진은 차입금 상환을 이유로 흑자매장도 폐점하고 있다”며 "(매각 추진 중인) 안산점과 가야점은 1,600여명이 일하는 전국 매출 5위권 알짜매장"이라고 비판했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에서 5년간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으로 9,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줄어든 인력 탓에 노동강도도 더 세졌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MBK가 그대로 있다면, 도미노처럼 전 매장이 폐점될 것”이라며 “홈플러스와 2만여명의 직원을 위해 MBK가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삭발을 한 또다른 여성직원은 “양쪽 무릎연골이 다 닳아 수술을 두 번이나 했지만, 열심히 일해왔다”며 “홈플러스 성장을 위해 우리가 그토록 애쓰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홈플러스 측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방탄점 직원 전원이 전환배치됐고 폐점했던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기다리고 있는데, 노조는 임단협과 관련없는 일방적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디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을 막기 위해 삭발한 한 여성 직원이 울고 있다./사진제공=마트노조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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