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혈압을 잘 관리하기 위한 기본은 혈압 측정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혈압은 피측정자의 상태, 주변의 자극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쉽다. 혈압을 잴 때마다 수치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혈압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압을 잴 때는 3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하고 최소 30분 전에는 흡연·커피 마시기·식사·운동을 금해야 한다”며 “반드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뒤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에서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압을 잴 때 바른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혈압이 실제와 다르게 높게 나올 수도 있다. 강은교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의자에 등을 기대지 않을 경우 혈압이 5~10mmHg 정도 높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리를 꼬아 앉는 등 비틀어 앉는 경우에도 2~8mmHg 정도 높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혈압을 잴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강 교수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 중 하나는 혈압 측정 시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라며 “말을 하거나 움직이게 되면 실제 본인 혈압보다 10~15mmHg 정도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측정 자체를 여러 번 해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전 교수는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이상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며 “아침에는 기상 뒤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고혈압 약을 먹기 전, 아침식사 전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가능하다면 아침에 2번, 저녁에 2번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이렇게 측정한 혈압은 따로 기록해 진료를 받을 때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아침과 저녁에 재는 혈압은 10~30mmHg 차이가 날 수 있는 데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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