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의 부친이 “한밤중에 코앞에 나간 아들이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손씨 아버지는 23일 자정께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들의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들의 실종 소식이 전해진 뒤 수많은 친구와 지인들이 보낸 걱정과 애도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손씨 아버지는 “지금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다”며 “이사 오지 말 걸, 밤에 내보내지 말 걸, 원래 학교에 다니게 할 걸, 밤에 한 번만 더 연락해 볼 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적었다. 손씨는 카이스트를 다니다가 의사가 되기 위해 서울 모 사립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아버지는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보다 소득 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며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하는데 야속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제발 연락 달라” “돌아오길 기도한다”는 등의 실종 당시 문자 메시지와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애도를 표하는 친구와 선후배들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손씨 아버지는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새벽 한강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된 손씨는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친구 A씨가 사건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린 일, 술에 취해 귀가하며 자신의 전화가 아닌 손씨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 친구의 실종을 우려하면서도 손씨 부모님에게 연락하지 않고 자신의 부모님과 한강에 다시 돌아와 손씨를 찾은 상황 등에 대해 수많은 의혹이 불거졌다.
A씨가 손씨 사망 과정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정황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그가 변호사를 고용해 대응하는 점도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A씨 변호인 측은 “만취해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 것 뿐이다. 억측을 자제해 달라”며 “자신이 (손씨를)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큰 상태다. A씨와 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을 아껴 온 것이다”라는 취지의 해명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새벽 한강에 걸어 들어가 수영을 하는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이 등장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목격한 남성이 손씨인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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