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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PD가 말하는 스트리밍 뮤지컬 '태양의 노래' 현장은

☞카메라 7대로 다채로운 연출…라이브 공연·실시간 영상 동시에

"제한된 앵글의 영상 송출 아닌

무대 시야 방해 않고 장면 연출

관객 웃음소리 살려 현장감도"

뮤지컬 ‘태양의 노래’/사진=신스웨이브




소녀의 맑은 노래 위로 소년의 따뜻한 목소리가 포개진다. 음악에 맞춰 소녀를 비추던 화면 위로 서서히 소년의 얼굴이 오버랩되더니 멀리서 둘을 비추는 아름다운 ‘투샷’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녹화 후 편집해 만든 영상이 아니다. 강남의 한 공연장에서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뮤지컬의 한 장면이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풍성한 앵글과 다양한 장면 전환으로 한층 진화한 스트리밍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매일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 중계가 함께 이뤄진다는 점이다. 기존의 공연 스트리밍은 대부분 제한된 앵글의 라이브 송출 또는 영상 전용 녹화를 따로 한 뒤 편집해 내보내는 방식이었다. 태양의 노래는 오프라인 공연장과 온라인 극장을 동시에 열었다. 공연장 관객의 시야 방해 없이, 별도의 편집 시간 없이 ‘두 개같은 하나의 뮤지컬’을 올리는 과정을 영상 담당인 홍효숙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봤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스트리밍에서는 한 장면을 다양한 앵글로 잡아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전환한다./사진=신스웨이브


태양의 노래 스트리밍의 최대 강점은 다채로운 장면 연출에 있다.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공연을 중계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같은 장면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스트리밍에 투입된 카메라는 총 7대. ‘희귀병에 걸린 소녀와 순수한 소년의 설레는 만남’이라는 스토리가 ‘영화적인 느낌으로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제작사의 바람을 반영해 차가운 느낌이 드는 일반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영화 촬영 전용 카메라를 선택했다. 무대 전체를 조망하는 고정 카메라를 제외한 6대 중 5대는 관객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위치(1층 3대, 2층 2대)에서 카메라맨이 직접 촬영한다. 나머지 한대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맡았다. 원하는 움직임을 입력한 팔 모양 로봇에 카메라를 장착한 뒤 촬영하데, 기존 지미집이나 크레인보다 시야 방해를 최소화하면서 사람이 구현하기 힘든 미세한 장면 연출도 가능하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스트리밍에 사용되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H2017’에 카메라를 장착한 모습/사진=신스웨이브




영상팀은 개막에 앞서 수 차례 리허설을 거듭하며 콘티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공연 촬영 영상’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홍 PD는 “온라인 관객들은 영화 콘텐츠에 익숙하기 때문에 무대 공연의 마이크 선이나 분장, 연기 방법을 어색하게 느낄 수 있다”며 “일부러 오프라인 관객의 웃음소리를 그대로 살리고, 이따금 관객석을 비추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를 카메라에 담을 때도 영화 같은 극도의 클로즈업을 자제하고 미디엄·바스트(상체) 샷을 주로 활용했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스트리밍에서는 공연장 관객의 웃음소리를 그대로 살리고, 이따금 관객석을 비추며 ‘이것은 공연이다’라는 점을 상기시킨다./사진=신스웨이브


두 개의 라이브를 동시에 가져가는 작업에서는 돌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예컨대 배우들이 조금만 예정된 자리에서 비켜서도 카메라 앵글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재빨리 다른 카메라의 영상으로 화면을 대체한다. 영상 감독은 공연 내내 중계 조정실에서 각 카메라가 잡은 장면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홍PD는 “매일 100분간 카메라맨을 비롯한 영상팀이 긴장 속에 리얼 편집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관객에게 새롭고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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