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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영향 제한 이유…“급브레이크 가능성 줄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월 FOMC 이후 증시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나스닥이 이날 0.87%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시사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이틀째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영향이 제한적이었는데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떨어졌지만 소폭에 그쳤고 나스닥은 0.87% 상승했습니다. 다시 연 1.5%를 넘어섰지만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45%대까지 하락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수준으로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오늘은 시장의 분위기를 간단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테일 리스크 많이 사라졌다…연준 완전 늦지는 않을 것”


월가에서 시장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말을 직접 들어본 결과 시장의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완전한 설명은 아니지만 밑바닥의 분위기라고 보시면 될 듯한데요.

① 연준의 급브레이크 가능성이 줄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적어진 것이다.

② 그 결과 10년 물 국채금리가 내려가면서 기술주에 도움이 됐다

③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계속된다

한 관계자는 “당초 월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과열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늦게 정책변화를 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6월 FOMC 결과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팔라질 수 있으며 쉽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는데요.

즉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이를 우려한 시장금리도 따라 오를 것인데 연준이 생각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아 그렇게 많이 상승할 일은 없겠다”고 판단하게 됐다는 말인데요. 이렇다 보니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기술주에는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뜻입니다. 악재로 보일 수 있는 게 좋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다만, 기본적으로는 연준의 매파적인 입장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말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이날은 상황은 시장이 이상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AP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경재활동 재개주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중립적으로 변하고(기술주에 도움),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인 만큼 유동성 장세는 이어진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물론 원자재 시장은 연준의 스탠스 변화에 영향을 받았는데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1.5% 하락한 것을 비롯해 금(-4.7%)과 은(-7%), 구리(-4.7%), 백금(-7.6%), 팔라듐(-11%) 등이 급락했습니다.

원자재의 경우 연준의 스탠스 변화로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쳤는데요. 추가로 최근의 달러강세와 중국의 원자재 비축 물량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는 것이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특히 상품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시겔, “파월, 적절히 의사소통했다…시장 패닉 없을 것”


월가의 강세론자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앞으로 금리인상은 더 공격적이게 될 것이고 2달에서 2달 반 뒤에 테이퍼링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패닉이 올까?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과 의사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매파적으로 보이게 하면서도 당장 무엇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 그런 상황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건데요. 시겔 교수는 “파월 의장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 그는 모든 요소가 일시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것이 일시적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모두가 그에게 의문을 제기하는데 그는 일시적이라고 답하면서 뭔가 확실히 달라진 것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월가 안팎에서는 파월 의장이 나름 의사소통을 잘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연합뉴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이사는 “파월 의장이 최대한 도비시적(비둘기파)으로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가격인상은 매우 특별한 일이며 무엇이 CPI를 높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했다. 중고차와 비행기 티켓 등이 그것"이라며 “그는 또 점도표가 과잉해석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매우 잘 한 것”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매파적 성향을 보이면서도 그렇게만 보이지는 않기 위해 최대한 시장을 달랬다는 뜻입니다.

모건 스탠리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툼니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보여줬지만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은 연준이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연준이 당장 할 일과 해야 할 일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이죠.

이와 별도로 이날 모기지 금리가 들썩였습니다. CNBC에 따르면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날 평균 연 3.25%까지 올랐는데요. 4월 중순 이후 최고치라고 합니다. 지난 2월까지는 평균 2.75% 수준이었다는데요. CNBC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연준의 정책변화 시사가 큰 변동성은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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