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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자동차
[두유바이크]<120>SRS 라이딩스쿨에서 무릎 긁은 썰
사진은 2019년의 행오프.




바이크 입문 어언 8년차. 이 정도면 라이딩 실력에 자신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어째서인지 아래 절망의 계곡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꾸준히 컴플렉스였던 좁은길 유턴은 물론이고, 이제는 헤어핀마저 다시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겁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제일 큰 문제는 연습을 안 했다는 점. 공도에서 달리기만 했지 전문가의 교육을 받은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거든요. 그래서 다시 교육비 지출을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나름 여러 라이딩스쿨을 다녀봤고 매번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송규한 선수님의 SRS 라이딩 스쿨. 사실은 익숙한 대림모터스쿨이나 파주 스페셜라이드를 가려고 했는데, 둘 다 휴업 상태더군요. 그래서 경기도 광주의 SRS를 찾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의미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SRS의 교육 시스템은 이렇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입문자 교육과 슬라럼 교육 두 가지. 입문자 교육은 말 그대로 이제 막 입문하시는 분들을 위한 기초 교육이고, 슬라럼 교육은 매뉴얼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누구나에게 열려 있습니다. 송 선수님이 과거 바이크 회사에 계실 때 신차 출고객들을 가르치셨던, 또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 연습했던 내용을 발전시킨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초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점! 나쁜 버릇이 안 들어있어서 오히려 가르치기 쉽다고 그동안 겪은 스승님들이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수강한 슬라럼 교육은 슬라럼+원돌기로 진행됩니다. 라바콘 사이를 돌다가 익숙해지면 원돌기로, 더 익숙해지면 행오프로 진도를 나갈 수 있습니다. MSX125로 시작해서 때가 되면 CBR250R,CBR300R로 연습할 수 있더라구요. 저도 CBR300R로 원돌기를 할 날이 올지 궁금합니다. 교육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SRS 블로그(링크)에서.

SRS 교육장 풍경.


오랜만에 교육을 받으려니, 특히 바이크가 다시 무서워진 상태에서의 교육이다보니 교육 초반은 정말 긴장됐습니다. “겁먹은 게 눈에 보인다”고 지적을 받을 정도로요. 겁먹었다는 건 바이크를 못 믿는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무서워서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느라 정작 중요한 니그립과 시선 처리, 스로틀 제어를 제대로 못 하게 되는 총체적 난국이 벌어졌습니다. 요즘 시내 주행을 할 때 스스로도 스로틀을 제대로 못 쓰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도 송 선수님께서 귀신같이 지적을 하시더군요. 부드러운 원돌기가 아니라 울컥거리는 원돌기를 하는 제 자신을 인식하고 나서는 고치려고 노력해 봤습니다.

송규한 선수님. 선수스러운 모습은 인터넷에 널렸으니까 색다른 사진으로 가봅니다. 반려견인 멍자와 함께.


세세한 교육 내용까지 적지는 않겠습니다. 어차피 글이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이론 교육, 탠덤 교육 모두 있습니다. 다른 수강생들의 순서일 때는 스태프인 김현희님께서 찍은 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목이 얼마나 돌아갔는지, 어깨는 제대로 열렸는지, 기울기와 속도와 발의 위치까지 꼼꼼하게 잡아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틈틈이 진행되는 시청각교육(=반성의 시간)




SRS에선 송 선수님과 송기훈 코치님이 교육을 해 주시는데, 경찰물에서 많이 봤던 ‘굿캅·배드캅’ 느낌입니다. 송 선수님이 사근사근하게 가르쳐주시는 반면 송 코치님은 채찍질 담당이십니다. 라바콘을 넘나들며 니그립과 엉덩이의 위치 등을 혹독하게 지적하십니다. 군대라도 온 것처럼 죽어라 따라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긁게 되는 놀라운 효과. 정말 찰지게 호통을 치셔서 저는 그만 욕쟁이 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죄송). 욕 먹으러 꾸준히 찾아가게 되는 그런 분….

어디보자...송 코치님께 어울릴 법한 이미지가...


어쨌든 혼비백산해서 코칭을 따라잡다 보면 두려움이 가시고(대신 힘들어 죽을 것 같음) 어느 샌가 살짝이라도 무릎이 긁어집니다. 그렇게 조금 더 성장한 라이더가 되는 거죠. 교육 때 지적받은 내용을 되새기면서 겸손해지고, 배운 내용을 공도에서 허용되는 만큼만 연습해보면서 말입니다.

교육 후반부. 여전히 많이 모자라지만, 초반보다는 훨씬 나아졌습니다.


SRS는 복수의 수강생이 참여하는 짧은 교육(3시간)만으로도 확연한 라이딩 스킬 개선을 이끌어내는 신기한 곳입니다. 사실 무릎을 긁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바이크의 한계, 스스로의 한계를 경험하고 조금씩 극복해보는 시간이라는 점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넘어져보면 더 좋구요. 수트를 입은 채로 원돌기 중 넘어지면 거의 다칠 일이 없는 반면, 묘한 해방감이 느껴지면서 두려움이 싹 가시거든요.

SRS의 또 다른 장점 몇 가지. 음료수가 빵빵한 냉장고, 시원한 에어콘이 가동되는 사무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독관 멍자입니다. 저는 고양이파인데도 멍자는 눈물나게 귀여워서 보자마자 혀짧은 소리가 마구 나옵니다. 교육 중에는 위험하니까, 멍자는 교육 전후에만 볼 수 있습니다.

멍자 기지개 폈쪄요!(죄송)


SRS의 유일한 단점은 예약이 빡세다는 점. 월별 일정이 올라오면 금세 완판(!)이라 운과 재빠른 손이 필요합니다. 교육 비용도 만만치는 않지만 라이딩 스킬이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안전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드실 겁니다.

송 선수님은 SRS 교육이 “레저용 바이크를 더 즐겁게 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십니다. ‘즐겁게 탄다=잘 탄다’일 것이고, 잘 타는 사람은 자신의 스킬을 반만 발휘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선수님의 지론. “이왕이면 선수 지망생들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야망도 드러내셨습니다. 재능 있으신 분들은 선수 후보로 잡혀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될 것 같습니다.

선수 육성을 당하는 꿈나무(상상도)


언제나 그렇듯이, 교육 한 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다만 겁이 날 때, 이게 되나 싶을 때 교육장에서의 가르침을 되새기곤 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 마음이 편해지면서 좀더 스무스한 주행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라이딩스쿨을 꾸준히 다니는 이유입니다. 독자님들도 배워서 더 강해지시길 바라겠습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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