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레이더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신소재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일부 기업들만이 보유한 질화갈륨(GaN) 전력증폭소자 양산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신소재 반도체는 총 6척으로 건조될 한국형차기구축함(KDDX)의 눈 역할을 할 에이사레이다(AESA radar)에 적용된다. 또한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를 뒷받침할 통신장비에도 응용돼 민간 통신산업분야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낼 전망이다.
이번 신소재 반도체는 2015~2020년 ADD가 주도 하에 산학연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한 ‘선도형 핵심기술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번 소자의 설계, 공정기술 등을 맡았다. ADD는 ETRI 등의 성과에 힘입어 양산기술과 패키징 기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 패키징은 해당 소자를 기반으로 레이더가 전파를 송·수신하는 부품인 T/R 모듈로 제품화하는 공정이다.
질화갈륨은 알루미늄과 비슷한 성질의 금속인 갈륨을 질소와 결합시킨 화합물이며 3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기존의 1~2세대 반도체는 주로 규소(si)와 산소의 중합체인 실리콘을 소재로 하는데 실리콘은 열에 약해 녹는 특성으로 인해 고열의 발열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고출력 레이더에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질화갈륨은 실리콘보다 녹는 점이 높은데다가 고전압에서도 전기저항을 억제할 수 있고, 높은 전자이동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고출력의 레이더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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