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임 정권 당시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맞아 4억원이 넘는 접대 비용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본의 국빈으로 맞이하기 위해 지출한 경비가 약 4,022만엔(약 4억 1,300만원)이라는 답변서를 전날 각의(閣議)에서 확정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 강조했던 아베 전 총리인 만큼, 일본 정부의 지출 명세 곳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접한 정황이 엿보인다. 그 중에서도 도쿄의 상업지구인 롯폰기(六本木) 소재 화로구이 전문점에서 아베와 트럼프 부부가 동반으로 함께 했던 비공식 만찬에 206만엔(약 2,100만원)이 든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는 외부에서 만찬장을 보지 못하도록 천막을 설치하고 붉은 융단을 까는 비용 등이 포함된 수치로, 당시 일본 정부는 다른 손님을 받지 않도록 음식점을 통째로 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쇠고기와 닭고기 꼬치구이를 먹었고, 만찬은 예정 시간을 넘겨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골프광으로 널리 알려진 가운데 골프 비용으로는 136만엔(약 1,400만원)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골프장 이용료는 99만엔(약 1,014만원)이었다. 나머지 지출 항목으로는 정상회담·기자회견 등을 위한 시설 운영 및 준비 비용 1,240만엔(약 1억 2,700만원), 숙박 732만엔(약 7,500만원), 차량 렌트비 576만엔(약 5,900만원), 국기 등 준비 378만엔(약 3,870만원) 사진 촬영 등 246만엔(약 2,520만원)과 통·번역 61만엔(약 625만원) 등이 있었다.
일본 정부는 일련의 경비에 대해 “의례를 다하고 공식적으로 대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공금으로 지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답변서에 밝혔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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