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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손정민 사건'이 남긴 세 가지 과제

김태영 사회부 기자





꼭 두 달이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지난 4월 30일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 사건에서 경찰이 별다른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내사 종결하기까지 걸린 시간 말이다.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손 씨 사건에 쏠린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 관심만큼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물론 생각해볼 화두도 여럿 남겼다.

먼저 서울의 대표 휴식 공간인 한강공원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모이는 공원 한복판에서 실종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 지점을 명확히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한 대도 없었다. 현재 한강공원관리소가 관리하는 공원 내 CCTV는 163개다. 공원의 총 길이가 85㎞임을 감안하면 500m당 1개꼴이다. 이에 서울시는 CCTV 증설 등의 계획을 밝혔지만 이걸로 끝이어선 안 된다. 이번 사건은 한강공원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과 시민 의식이 필요할지 숙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가짜 뉴스의 심각한 해악도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손 씨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사이 수많은 유언비어가 삽시간에 퍼졌다. 진실을 찾으려는 시민들의 선의와 궁금증은 일부 유튜버들의 손끝을 거쳐 ‘자극적인 가짜 뉴스’로 확대 재생산됐다. 결국 손 씨 친구 측은 자신에게 손 씨 죽음의 원인이 있다고 몰아간 유튜버와 악플러들을 고소하기로 했다. 도를 지나친 허위 사실로 공론의 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행위에도 제동이 필요하다. 손 씨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우리는 유튜브만 믿어. 유튜브가 진실”이라고 외쳤지만 맹목적인 믿음이야말로 진실 찾기의 가장 큰 적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실종 사건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손 씨 실종은 그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아들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많은 이들이 부모의 애절한 마음에 공감했고, 실종 상황을 밝히기 위한 유류품 수색에도 기꺼이 동참했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약 10만 6,000건. 이 중 올해 3월까지도 찾지 못한 이들은 168명에 이른다. 막대한 고통을 감내하며 실종된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실종자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경찰과 관련 기관에 따뜻한 지지와 응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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