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5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美) 점령군' 발언 논란에 대해 “점령군이라고 (미군) 스스로 자기들이 그렇게 지칭을 했던 것”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유 전 총장은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친일 세력들이 미군정 기간 동안에 다시 득세했다 이렇게 표현했으면 별로 문제가 안 됐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이니까"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육사 기념관을 찾아가서 한 얘기가 아니냐"며 "독립운동한 사람은 3대가 못산다. 실제로 나도 그쪽에 조금 관계를 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다들 제대로 교육도 못 받았다. 떵떵거리고 잘사는 사람들 중에는 친일 세력이 많은 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광복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때 유지했다’는 이재명 지사의 말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밝혀 여권 1위 주자인 이 지사를 엄호하고 나섰다.
유 전 총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점령군 발언을 비판한 데 대해선 "본인이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에 입당 하냐 안 하냐 할 때 심지어 '압도적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중도와 탈진보까지 이렇게 엮겠다'고 그런 표현을 썼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얼마나 중도로 나가느냐 했는데, 지난번 정치 참여 선언 기자회견과 이번에 (점령군 발언 비판) 이걸로 인해서 중원, 중도로 나아가기는 이제는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 전 총장과 윤 전 총장은 이날 비공개 만찬회동을 하려다 취소했다. 윤 전 총장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단 알림을 통해 "유인태 전 총장은 평소 윤 전 총장이 존경하는 분이지만, 금일 만찬은 예정돼있지 않았다"며 "따라서 오늘 두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애초에 일정이 없었다는 게 캠프 측의 공식 입장이지만 비공개 만찬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결국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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