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그동안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온 전두환(사진)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의 자택 근처를 산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자택 앞 골목에서 산책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뒷짐을 진 채 걷던 전씨는 한국일보 기자를 발견하고는 "당신 누구요!"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걸음걸이 등은 매우 정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나 알츠하이머 투병 등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씨의 산책이 목격된 날도 전라도 광주에서 항소심 두 번째 재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재판부는 전씨가 2회 연속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자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으며, "피고인이 계속 불출석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지난 2019년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