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5세대(5G)에 대한 불만에 가입자들이 대거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전환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5G 가입자 증가 속에 LTE 요금제 가입자 수가 17개월 만에 반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 5월 말 기준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매달 감소 추세였던 LTE 가입자 수가 전달 대비 0.48% 증가했다. 상용화된 지 불과 2년에 불과한 ‘신상품’ 5G가 아닌 LTE 가입자 수가 역주행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업계와 언론은 이런 현상을 5G 품질 논란 때문으로 해석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5G 품질에 실망한 5G 고객들이 LTE로 회귀했다는 것이다. 마침 2019년 4월 상용화 직후 5G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약정 만료가 시작된 점과 5G에 대한 불만에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이 시작된 점 등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례적인 LTE 가입자 수 증가는 통계 해석의 오류에 따른 착시 현상이었다. 당초 3세대(3G)로 분류하던 한 이동통신사의 알뜰폰(MVNO) 선불 요금제 가입자 수를 실제 사용하는 네트워크 방식에 따라 3G와 LTE·5G로 정확하게 분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실제 기존 통계 방식을 적용하면 전체 LTE 가입자는 오히려 35만 명 감소했다.
이번 오해는 통계를 정확히 해석하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용화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도 ‘진짜 5G’를 찾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5G 가입자 수가 1,500만 명을 넘었지만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은 3.5㎓와 28㎓를 두고 여전히 진짜 5G 논란을 벌이고 있다. 그 사이 그 누구도 5G가 자랑하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꿈의 28㎓’ 등 5G에 따라붙는 수식어에 2년 넘게 희망고문을 당해온 국민들은 이제 답답함을 넘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LTE 역주행 사건이 비록 통계 해석의 오류였지만 그 누구도 의심 없이 쉽게 인정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5G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론적 이야기 탓에 국민 입장에서 불만이 크다”며 문제점을 정부와 이동통신사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혼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 대표와 과기정통부 장관의 만남에서 합리적 대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정부는 아직도 20배 빠른 꿈의 5G의 망령을 쫓고 있었다. 이제 정부는 이론적 이야기는 접어두고 전국망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에 집중해 전 국민이 스트레스 없이 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5G 상용화 3주년에도 여전히 ‘진짜 5G’를 찾아 헤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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