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12일 국산 응급의무후송헬기 ‘메디온’ 의 불시착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기종의 전면 운항 중지 결정을 내렸다.
육군은 이날 오전 11시 10분부로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메디온의 원형 기종인 수리온 계열에 대한 항공기 운항 중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운용중인 수리온 계열 항공기는 육군의 수리온과 메디온, 해병대의 상륙헬기 마린온이다.
메디온 운항 재개 여부는 이날 발생한 메디온 불시착 사고의 원인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메디온 운항 중지 기간 동안 육군의 의무후송 역할을 할 대체기로는 기존 UH-60 헬기가 투입된다.
앞서 오전 10시 30분 무렵 경기도 포천 소재 육군항공대대 활주로 상에서 메디온 헬기가 착륙도중 불시착했다. 일각에선 해당 헬기가 불시착전 약 60m 높이에서 목격됐다고 전했으나 육군에 따르면 해당 헬기가 불시착 사고를 낼 무렵 체공 높이는 약 10m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고로 탑승자 5명은 가까운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중 2명(기장, 부기장)은 팔에골절상 등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3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원인은 아직 미상이다. 다만 해당 헬기 꼬리부분이 일부 파손돼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향후 사고원인 조사 결과 헬기 꼬리 부분 파손이 체공 도중에 일어난 것인지, 불시착하는 과정에서 지면 등에 부딪혀 발생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사고의 파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체공중 꼬리 부분이 파손된 것이라면 제조사가 책임지는 기체결함이거나 정비인력이 책임을 지는 정비불량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디온의 원형 기체인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경우 앞서 수 차례 부품 결함 등으로 전면 운항 중단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수리온의 또 다른 파생형 국산 기종인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의 경우 지난 2018년 7월 17일 포항공항 유도로에서 이륙 직후 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해 탑승자 중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사고의 주요 원인은 주익의 회전 날개를 모터 기어 부분과 이어주는 부요 부품인 로터 마스트의 결함이었다.
육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항공작전사령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항공기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비행과정 및 장비 정비 분야 등 전반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해당 조사위에는 육본, 군수사령부, 항작사, 국군 의무사령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육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기체결함, 정비결함, 조종 미숙 등의 3가지 방향을 중심에 두고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불시착한 헬기는 육군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도입한 메디온 8대 중 하나다. 이들 헬기는 경기도 용인 및 포천과 강원도 양구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포천 지역 배치 기체가 이번 사고를 당한 것이다.
당초 육군은 재난 및 수색 상황에서 장병 등의 부상시 골든타임 내에 병원으로 긴급후송하기 위해 의무후송 전용헬기 도입을 추진했다. 기종을 놓고 정부는 외국산과 국내개발 방안을 저울질하다가 국산 수리온을 개량하겠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안을 채택해 8대를 도입하게 됐다. 해당 메디온 헬기는 6명 까지 수송할 수 있다. 특히 심실제세동기, 산소공급장치, 의료용 흡인기, 인공호흡기, 환자 감시장치 등 첨단 응급 의료장비를 장착해 중증환자를 최대 2명까지 후송 중 응급처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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