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와 이기대를 잇는 국내 최장(4.2km) 규모의 해상관광케이블카 조성 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커지면서 조속한 공론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 민간사업으로 인해 진통을 겪는 지역사회를 하루라도 빨리 봉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13일 부산시와 지역사회에 따르면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자인 부산블루코스트는 지난 5월11일 시에 사업제안서를 공식 제출했다. 시는 현재 관계 부서와 남구·해운대구·수영구 등 기초지자체, 해수부·환경부 등 중앙부처를 비롯한 30여개 유관기관으로부터 의견 청취를 받아 최종 취합 중이다. 앞서 부산연구원도 해상관광케이블카의 예산 경제성, 사업 적절성,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시에 결과를 제출했다.
시는 사업자로부터 보완 자료를 받은 뒤 공론화 등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영구와 환경단체 등 일부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영구는 구청장이 반대회의를 직접 소집해 주재하고 광안리 백사장에서 환경단체 주도의 집회를 개최하는 등 극렬한 반대에 나서고 있다. 수영구 곳곳에는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도 수십개가 걸렸다. 수영구청은 설치가 금지된 장소에 부착된 이들 현수막의 상당수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부산시 안팎에서는 구청 주도의 일방적인 여론 몰이를 놓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영구에서 숙박업을 하는 A 씨는 “구청 주도의 반대 움직임은 관광업계나 구민의 의견이 빠진 채 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지역 언론사와 부산시의회가 공동으로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43.5%로 반대 의견을 낸 27.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 4월 보궐선거 운동 당시부터 장기 표류하는 현안 사업의 가부에 대해서는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찬반 갈등으로 인해 사업자는 물론 시민과 학계 등 지역사회의 피로감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도 찬반 여론이 갈리는 만큼 공론화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해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순복 부산관광협회 부회장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난 2014년 법인 설립 후 7년 간 서병수·오거돈·박형준 등 3명의 시장을 거치면서 사업이 장기 표류해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간을 좀 더 끌면 올해 가을부터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체제로 국면이 전환되기에 또 다시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 높은 만큼 신속한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부산블루코스트에 따르면 해상관광케이블카가 가동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30년 운영 기준으로 생산유발 효과 12조3,533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5조9,100억 원, 취업유발 효과 14만5,933명 등에 달한다. 침체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인허가 취득에 따른 행정 절차와 공사 기간 등을 감안할 때 무난히 사업이 진행되면 오는 2026년 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상관광케이블카는 대형 사업인 탓에 행정절차상 시간이 걸린다“며 ”사업계획의 수정·보완과 시 간부회의, 여·야·정 협의 등을 통해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을 계획”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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