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대 청소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와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가 정부 조사로 이르면 내주 가려진다. ★본지 2021년 7월 14일자 27면 참조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대 내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 중인 고용부 서울관악지청은 노사 관련자 면담에 이어 내주 유가족과 직장 동료에 대한 조사를 이어간다. 지청 관계자는 “최대한 조사를 빠르게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주 조사를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서울대 인권센터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대에서는 기숙사 청소를 담당하던 한 노동자 A 씨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과 노동조합은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A 씨의 사인이라는 입장이다. A 씨가 담당하던 기숙사동은 서울대 기숙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4층 규모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최근 들어 A 씨는 동료들에게 “힘들다”는 토로를 부쩍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시설관리분회도 제초 작업 추가 등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A 씨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고용부는 서울대에서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확인되면, 서울대에 개선을 권고한다. 서울대가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면 특별근로감독을 결정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A씨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까지는 가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A씨가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인지 판단해달라고 신청하면, 근로공단의 산재 인정 여부에 따라 명확한 인과 관계가 확인될 수 있다.
여권에서는 A씨의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에 이어 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대를 찾아 관계자들을 만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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