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올 하반기 첫 오프라인 경매를 오는 29일 대구에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약 140억 원 규모의 작품 156점이 출품되는 경매는 당일 대구 지역에 생중계된다.
이번 경매에서는 대구경북지역을 거점으로 하면서 한국 근현대 미술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작가들을 조명하는 기획 섹션을 마련했다. 먼저 대구 출신의 작가 이인성(1912~1950)이 1930년대 중반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풍경’이 출품된다. 나무판에 유채로 그린 이 작품은 커다란 나무 그루들이 수직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중앙에 기와집 한 채를 배치하여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았다. 작품의 전반적인 색채는 은은하지만, 심심하지 않고 인물들의 의상과 기와집의 지붕을 통해 소박한 우리네의 일상을 담아낸 이인성의 수작이다. 경매 추정가는 1억 5,000만~2억 5,000만 원이다. 또 다른 대구 출신의 작가 이강소(1943~)의 ‘Untitled-94169’(1994)도 새 주인을 찾는다. 붓질과 선의 표현이 마치 한국적 서예나 산수화의 필감처럼 느껴지고, 그린 것이자 지워진 듯한 느낌으로 드러난다. 경매 추정가는 8,000만~1억 5,000만 원이다. 대구 지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 ‘앙그리’를 이끈 한국 아방가르드의 선구자 김구림(1936~)의 작품도 이번 경매에 나온다. 작품은 2008년에 그린 ‘음양 8-S, 44’다. 작가가 2000년대에 들어와 새로이 탐구하고 있는 연작 중의 하나로 기존의 이미지를 차용해 디지털 인쇄한 뒤 넓은 붓을 사용해 물감을 덧칠함으로써 기존의 형상 이미지를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경매 추정가는 2,000만~4,000만 원이다.
이번 경매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구 출신의 초상 화가 이원희의 ‘20호 초상화 제작권’이 출품된다는 것이다. 실제 작품이 아닌 제작권이 경매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서울옥션의 설명이다.
대구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 외에도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김창열, 권진규,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야요이 쿠사마, 요시토모 나라 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번 경매는 대구 지역 생중계와 실시간 온라인·전화 응찰 외에도 대구-서울 이원 연결을 통해 서울 고객이 강남 전시장에서 대구 현장 상황을 보며 응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가 유지될 경우 이는 취소된다.
경매 프리뷰는 15~24일 서울옥션 강남센터, 27~29일 대구 신세계 문화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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