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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그린워싱’이 위험한 이유

기업들이 너도나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표방하면서 그에 비례해 ‘그린 워싱(위장한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동물 복지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 ‘바이털팜’이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들려왔다. 닭을 학대하지 않는 기업, 친환경 계란으로 홍보했던 바이털팜에 대해 소비자들은 닭에게 사료가 아닌 풀을 먹인다는 것 외에는 흔한 공장형 양계장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린 본드를 발행하고도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자하기로 한 한국전력을 환경 단체들이 ‘그린 워싱’ 기업으로 지목하면서 논란이 됐으며,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인 이니스프리가 출시한 ‘페이퍼 보틀’이 플라스틱 병 외부에 종이를 감싼 말 그대로 무늬만 ‘종이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사실 가장 ESG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국내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도 아이러니다.

ESG 경영이 확산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기 전 정말 ‘착한 기업’인지를 판단하기는 사실 어렵다. 현재 ESG 경영 등급을 평가하는 기관도 대부분 기업 스스로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평가한다. 한 대기업 ESG 담당자도 “기업이 제출하거나 공시하는 자료를 보고 평가를 한다”며 “실제로 그렇게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적으로 기업의 도덕성과 양심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석유화학 기업에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화석연료 사용과 이를 통한 제품 생산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해당 기업에 가혹한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적어도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의 방향이 ‘친환경’을 위해 제시한 미래의 목표와 전혀 달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것이 다를 때 시민들은 해당 기업에 분노하게 된다.



2008년 마크 라이너스가 쓴 ‘6도의 멸종’이라는 책에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로니 톰프슨 박사는 “2015년쯤이면 킬리만자로의 얼음은 다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소식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물론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은 있지만 그 시기를 뒤로 늦춘 것을 보면 그간 인류가 헛걸음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이는 ‘친환경’에 소극적인 정부와 기업을 대신한 적극적인 시민들의 힘 덕분이다.

사실 ‘그린 워싱’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기업이 사람들을 속였다는 사실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친환경’ 활동에 대한 회의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그린 워싱’에 실망해 ‘친환경은 상술일 뿐’이라는 생각이 확산되면 어쩌면 지구를 지탱하고 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놓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성호 디지털전략·콘텐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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