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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호봉제 없앤 풀무원, 임금·매출 다 늘었다

[창간기획-리셋 더 넥스트]

■ 노동의 개념이 바뀐다

노사 양보 '능력 중심' 수술 결단

코로나 불구 연봉 11%↑윈윈

산업 대전환에도 노동시장 제자리

과감한 개혁으로 생산성 높여야





지난 2018년 풀무원은 ‘판도라의 상자’로 여겨졌던 임금체계를 수술대 위에 올렸다. 생산직의 5단계 직급 가운데 중간인 ‘1급’에 직원들이 몰리면서 공평한 승진 기회가 줄어들자 직급의 개념을 역할 중심으로 바꿨다. 이와 동시에 재직 기간이 아닌 능력 중심의 승격 관리를 위해 직상급자 평가를 도입했다. 특히 산업화 시대의 유물로 불리는 호봉제를 노사 합의로 폐지했다.

풀무원 노사의 결단은 국내 노동시장 환경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꼽힌다. 풀무원도 1980년대 설립 때부터 생산직은 호봉제가 기본이었고 2000년 직급의 자동 승격을 요구하는 노조 파업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풀무원 노사는 한 발씩 양보했다. 결과는 노사 윈윈으로 나타났다.

노사가 임금체계를 대수술한 2018년 풀무원의 영업이익은 402억 원으로 2017년 대비 24% 급감했다. 하지만 2020년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460억 원으로 회복됐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연봉은 5,500만 원에서 6,100만 원으로 11%나 올랐다.



풀무원의 사례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박우성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풀무원 노사는 서로에 대한 ‘신뢰자본’을 바탕으로 성공 사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풀무원의 사례는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를 노사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잘 보여준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노동시장의 환경과 노사 시스템이 급변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공장 시대에 멈춰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는 여전하고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확산되고 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일명 철밥통을 만든 제도를 바꾸는 게 노동 개혁의 본질”이라며 “노동 개혁이 이뤄져야 임금과 생산성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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