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은 어김없이 페어웨이를 갈랐고, 아이언 샷은 핀을 향해 날았다. 30일 제주 서귀포시 우리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 상금 9억원) 2라운드는 박민지(23)가 왜 ‘대세’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박민지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내용이 흠잡을 데 없었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친 건 각각 한 차례에 불과했다. 그것도 굵은 비가 쏟아지던 막판 2개 홀에서 살짝 빗나간 것이었다. 특히 컴퓨터 아이언 샷을 뽐냈다. 6개의 버디 중 가장 먼거리가 5m였고, 나머지는 3.5m, 2m, 1m, 그리고 두 차례 30cm 거리에 붙이며 손쉽게 버디를 챙겼다.
이날 10번 홀부터 시작한 박민지는 전반에 버디 3개를 골라낸 데 이어 후반 들어 3·5·7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냈다. 한진선(24)과 나란히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장대비와 짙은 안개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49명의 선수들이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둘이 공동 선두다.
박민지는 경기 후 “샷이 굉장히 좋았다. 놓친 버디 찬스가 아쉬울 정도였다”며 “6언더파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시즌 7승째를 달성하는 박민지는 “남은 라운드에서도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는 게 관건이다. 이후 아이언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계획이다”고 했다.
동계훈련을 대회장인 우리들CC에서 한 한진선은 이틀 연속 4타를 줄였다. 아직 우승이 없는 한진선은 “하고 싶다고 해도 안 되는 게 우승이다. 이전에 욕심을 내면서 무너진 적이 많았다. 이번에는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우승이 없는 최혜진(22)과 김리안(22)이 5언더파, 박서현(20), 지영민(25), 현세린(20)이 4언더파로 그 뒤를 이었다. 첫날 5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던 오지현(25)은 4개 홀에서 1타를 잃은 뒤 경기를 중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