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가량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내년 2월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지난 2~4일 모멘티브사와 공동으로 미국 성인 2,87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인권에 관한 전력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주최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49%는 그렇다고 답했다.
올림픽 금지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으며 33%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주최 금지에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정치 성향별로 공화당 지지층이 61%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민주당 지지층 50%, 무당파 36%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의 59%, 35~64세의 51%, 18~34세의 40% 등 나이가 많을수록 중국의 올림픽 주최를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악시오스는 "전염병 대유행의 확산으로 공중보건 과제에 직면한 것에 더해 베이징 올림픽이 미국인의 정치적 분열을 초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 의회는 지난달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 폐간과 홍콩 사회의 자유 침해에 대응해 관련자 제재와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중국 정부가 인권 상황이 개선됐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유럽 정부 대표와 외교관들이 올림픽 초청을 거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에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총대를 멨다. 펠로시 의장은 신장위구르족을 향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대학살’로 표현하며 외교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에서 뛰더라도 전 세계 지도자들은 불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과거 서방국가들은 옛소련을 상대로 올림픽 보이콧을 벌인 바 있다. 1979년에는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미국 등 서방 60여 개국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거부했다. 이에 소련은 동구권 국가들과 함께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집단 불참하며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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