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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껌 씹는 강백호' 논란에 "선배·지도자들이 주의를" [도쿄 올림픽]

"선수들 부담 클까봐 그랬다" 금메달 인터뷰 논란 해명도

"이의리·김진욱 발굴은 소득…전혀 실패라고만 생각 안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빈손으로 귀국한 가운데 김경문(63) 감독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출국 당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지만 초라한 성적에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야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참가한 6개국 중 4위에 그쳤다. 김 감독은 "국민들이 많이 성원 보내고 응원해주셨는데 감독으로서 너무 기대에 보답을 못 해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이번 대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5일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패해 대회 2연패가 좌절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못 딴 건 크게 아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앞뒤 맥락이 잘린 채 김 감독의 해당 발언만 크게 부각되면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그는 "올림픽에 가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며 "13년 전에도 그랬듯 선수들과 한 경기 한 경기 하다가 목표를 이루는 것이지 내가 선수들에게 금메달 딴다고 얘기하면 선수들의 부담이 얼마나 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우리가 경기를 열심히 하고 경기 때문에 져서도 마음이 아픈데 그런 내용을 접하고 좀 더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KBS 중계화면 캡처


대표팀은 최악의 경기력에 더해 강백호(22·kt wiz)가 경기를 포기한 듯 심드렁하게 껌 씹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국가대표로서의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야구계가 여러 가지로 안 좋은 것만 부각되고 있다"며 "강백호에게 물어보니까,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자기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 선배들,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야구를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공격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몹시 아프네요"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강백호의 이 같은 행동에 경기를 중계하던 박찬호 KBS 야구 해설위원은 “비록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비록 올림픽 2연패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의리, 김진욱 등 차세대 에이스들을 발굴한 것은 이번 대회의 귀중한 소득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국제대회라는 건 13년 전에도 그랬지만 선발이 힘을 내야지 뒤에 야수들도 벤치도 힘을 낼 수 있다"며 "선발에서 조금 부족했지만 이의리나 김진욱 좌완 두 선수가 앞으로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전혀 실패라고만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타격이라는 것은 투수들이 좋으면 타자가 치기는 어렵다. 13년 전보다도 미국, 일본의 투수가 좋았다.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며 "13년이 지났는데 좀 더 좋은 투수를 못 발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싸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거듭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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