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가 16일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호남과 진보 인사 영입을 통해 중도 외연 확장과 함께 호남 지역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유 전 구청장과의 오찬 회동에서 캠프 합류를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유 전 구청장은 “윤 후보가 함께하자고 제의했다. 고민 끝에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데 힘을 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유 전 구청장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공보특보를 맡아 당시 대세론을 구가하던 이인제 후보를 꺾는 데 기여했다. 이듬해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때 노 전 대통령과 결별한 후 2003년 10월부터 4년 10개월 동안 민주당 대변인을 지냈다.
윤 후보는 유 전 구청장 영입을 통해 호남 출신 정치권 인사 등 국민의힘과 노선이 다르거나 거리를 둬온 진보 인사들을 앞으로 적극 영입해 ‘더 큰 국민의힘’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윤 후보는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호남 출신의 김경진·송기석 전 의원을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연이은 실언 논란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 각종 악재에도 대선 주자 지지율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자 외부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 후 중도층이나 호남 지지세가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유 전 구청장처럼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30.6%, 이재명 경기지사는 26.2%를 기록했다. 전주 조사에 비해 윤 후보는 2.3%포인트 오르고 이 후보는 2.2%포인트 내린 수치다. 윤 후보는 이 조사에서 지난주 처음으로 선두를 내줬지만 다시 오차 범위 내에서 이 지사를 앞질렀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6.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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