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 대한 ‘보은 인사’ 논란이 황 씨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사이의 ‘친일 공방’으로까지 번지자 이 전 대표가 먼저 사과에 나섰다. 이 전 대표의 사과 직후 황 씨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황 씨가 이 전 대표 캠프 측에서 먼저 친일 프레임을 걸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우회적으로 황 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황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 전 대표가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니 이 정도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추측한다”며 “제가 이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을 끊겠다’,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의 사과를 황 씨가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황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보은 인사’라는 논란이 일자 이 전 대표측 인사가 황 씨를 향해 “도쿄·오사카 관광공사에나 맞을 분”이라고 평가했다. 황 씨가 평소 일본음식을 높이 평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황 씨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공방이 과열되자 송 대표는 “황 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제지했다. 송 대표의 중재에도 황 씨는 “이 전 대표의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의 ‘큰어른’ 격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역시 황 씨에게 ‘원만한 수습’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 이 전 대표가 황 씨에게 “문재인 정부 탄생은 물론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에 여러모로 기여하신 분”이라며 “이번 일로 마음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위로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씨 논란이 지속되며 당내 유력 주자인 이 지사에게 부담이 지속되자 이 전 대표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