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방역 체계를 일일 환자 발생보다 중환자나 치명률을 중심으로 하는 방역 체계인 ‘위드(With)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 청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 방역 전략을 전환 혹은 보완하려면 적어도 고령층의 경우 90% 이상, 일반 성인에서도 80% 이상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로운 변이가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고,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고려 요인이 있어 시점을 정확히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집단별 목표 접종률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 청장이 제시한 접종률 목표가 18~49세 연령층의 접종률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올 3분기 주요 접종 대상인 18∼49세 연령층의 접종 참여율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18~49세 연령층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전국 위탁 의료 기관과 예방접종센터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계열인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중 하나를 접종한다. 이날 0시 기준 18∼49세 청장년층의 예약률은 67.2%로 전체 대상자 1,509만 8,595명 가운데 1,013만 8,898명이 예약을 마쳤다. 이미 접종을 받았거나 사전 예약제 외 다른 방식으로 예약한 814만 명을 더하면 해당 연령층 전체인 2,241만 5,000명 중 81.5%가 접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청장은 “전제 조건이 되는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10월 말까지 끌어올리고, 방역 및 역학 의료 대응 체계를 체계화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야 위드 코로나로 전환 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아울러 코로나19에 감염된 18∼49세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미접종자였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지난 4월 3일부터 8월 14일까지 18∼49세 확진자 6만 6,489명을 분석한 결과 93.7%(6만 2,310명)가 미접종자였다고 밝혔다. 확진자 6만 6,489명 중 2,808명(4.2%)은 불완전 접종자였고, 접종 완료자는 1,371명(2.1%)이었다. 또 지난 5월 1일부터 7월 24일 사이 18∼49세 확진자 3만 5,826명을 대상으로 확진 이후 28일 이내 위중증 및 사망 여부도 분석했다. 미접종자 중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292명으로 중증화율은 0.85%였지만 접종 완료자 중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1명으로 중증화율이 0.17%였다. 18∼49세 미접종자 중 사망자는 8명(치명률 0.02%)이었던 반면 접종 완료자 가운데 사망자는 없었다. 정 청장은 “청장년층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이다”라며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게끔 신속하게 접종에 참여해주시기를 요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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