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크래프톤(259960), 넷마블(251270)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함박웃음이다. 올해 출시한 신작 호조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중국 게임들의 국내 소비자 공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반격에 나선 국내 업체들이 새로운 장르의 게임 개발에 과감하게 도전한 결과가 실적 개선은 물론 한국 게임 산업 지평을 넓히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최대 1조 1296억 원(1221억 엔)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분기 1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최대 3275억 원(354억 엔)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20% 이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FC, 블루 아카이브 등 기존 인기 게임들이 실적 개선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난 달말 출시한 신작 2종도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배급하는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출시 첫주(지난달 25일~이달 1일) 스팀 매출 3위에 올랐다. 넥슨이 지난달 27일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게임성과 함께 부담 없는 과금 시스템, 유저 중심의 커뮤니티 설계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날 기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3위를 차지했다. 이들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와 마비노기 등 인기 IP 기반으로 제작됐다. 넥슨의 인기 IP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은 79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23.5% 늘어난 3834억 원으로 전망된다. 2017년 출시한 ‘배틀 그라운드’ IP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달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가 주목 받으며 배틀 그라운드에 치중된 사업 구조가 멀티 포트폴리오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인조이의 판매량은 출시 일주일만에 100만 장을 돌파했다. 이는 크래프톤이 선보인 역대 게임 중 가장 빠른 기간 달성한 기록이다.
넷마블도 1분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출은 6135억 원, 영업이익은 289억 원으로 각각 4.8%, 68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이 지난달 20일 내놓은 ‘RF 온라인 넥스트’가 지난달 출시 이후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반면 흥행 신작 공백기가 길어지는 엔씨소프트(036570)와 카카오게임즈(293490)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035720)게임즈의 매출은 각각 36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42.1%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된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아이온2와 LLL,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타임 테이커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에는 액션 RPG '가디스오더'와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C', 4분기에는 MMORPG '프로젝트Q'와 온라인 액션 RPG '크로노오디세이’를 내놓을 예정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VX 등 사업 정리로 게임 사업 본업에 집중하겠지만, 그만큼 신작 성과에 대한 부담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3분기 이후 출시할 게임의 성과를 기대하며 실적 회복도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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