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철군 시한을 이틀 남겨둔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추가 자폭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공습하고 나섰다. 이는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IS-K)의 카불 공항 자폭테러가 발생한 후 보복을 천명한 미국의 두 번째 공습이다. 공습이 단행된 시점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군기지로 이동해 자폭테러 미군 희생자 13명의 유해를 직접 맞았다.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무인기(드론)로 차량을 공습했으며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맞혔다는 걸 자신한다"면서 "중대한 2차 폭발이 일어나 차량에 상당량의 폭발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 "우리는 잠재적 향후 위협을 바짝 경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CNN방송은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이 포함된 일가족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이들의 가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중 두 살배기가 둘, 세 살배기와 네 살배기가 각각 하나씩 포함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AP통신은 아프간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에는 민간인이 최소 6명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해당 차량에 한 차례만 공습했다"면서 공습에 따른 2차 폭발이 인근 건물에 피해를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공습 과정에서 어린이 등 민간인 사망이 확인될 경우 공습의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공습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카불 공항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뒤 IS-K를 겨냥해 이뤄진 두 번째 공습이다. 27일에는 미군이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 지역을 공습, IS-K 고위급 2명을 제거했다.
이번 공습에 대한 세부 보도는 조금 엇갈리고 있다. AP통신은 해당 차량에 여러 명의 IS 자폭 테러범들이 타고 있었고 이 차량이 카불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건물 옆의 차량에 자폭 테러범 1명이 타고 있었다면서 차량으로 폭탄테러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차량은 단순히 이동에만 사용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습이 있던 시점에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로 이동해 26일 카불 공항 자폭테러로 희생된 미군 13명의 유해 귀환을 직접 지켜봤다. 31일인 철군 시한을 앞두고 막바지 대피 작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카불 공항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미국은 전날 밤 카불 공항 인근에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 정보가 있다며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IS-K의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졌다. 아프간 주민 사망자는 170명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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