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광둥성과 마카오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헝친 광둥·마카오 심화협력구'를 조성한다. 도박 산업 의존도가 높은 마카오에 반도체·신소재 등 첨단 제조업을 진출시켜 마카오 경제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헝친 협력구 건설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헝친은 마카오 특구와 인접한 광둥성 주하이에 있다. 협력구의 전체 면적은 106㎢다.
헝친 협력구에서는 조건에 맞는 업체의 기업소득세 세율이 15%로 낮아진다. 통상 중국 본토의 세율은 20∼25%다. 개인소득세 부담도 경감된다. 고급 인재의 개인소득세 중 15% 초과분을 면제하는 식이다. 협력구에서 일하는 마카오 주민들의 소득세 부담도 마카오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헝친 협력구는 과학기술 개발과 첨단 제조업, 중의약, 관광·전시·컨벤션, 금융 등 네 가지 산업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첨단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와 신소재·신에너지·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마카오 경전철은 헝친 협력구로 연장돼 본토 철도망과 통합된다.
중국은 협력구 건설로 마카오 중국 반환 25주년인 오는 2024년까지 협력구에서 거주하고 일하는 마카오 주민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선전할 수 있도록 2035년까지 협력구의 경제력과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대폭 높이겠다는 목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도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헝친 협력구 건설 계획이 마련됐다”면서 "도박 산업에 주로 의존하는 마카오 경제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내년 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치적 과시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 주석은 중앙 정계로 진출한 후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네 번이나 헝친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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