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두유바이크에서 로얄엔필드 메테오350의 출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핵심만 복습하자면, 메테오350은 로얄엔필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크루저 모델이고 가격은 469만~527만원입니다. 거기에 킬로수 상관 없는 3년 무제한 보증. 쿼터급 바이크 종류가 적은 한국에서 저 가격이라니,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모델입니다.
출시됐으면 타봐야죠. 가을이 슬슬 다가오는 9월 초, 메테오350을 타고 경기도 여주로 향했습니다. 타자마자 강려크하게 와닿는 건 부드러운 주행감. 애초에 진동이 엄청 적은 데다, 달리기 시작하면 실크처럼 부드러운 주행감이 느껴집니다. 정차 중에는 시동 꺼졌나 싶을 정도로 차분하고요. 로얄엔필드의 예전 엔진들로 만든 모델(불렛500 등)은 솔직히…경운기가 따로 없었는데…아니 박진감이 넘쳤었는데 말입니다. 단기통인데 이렇다고?! 놀라웠습니다.
차분하기만 하면 재미없을텐데, 아주 은은하게 고동감이 올라옵니다. 할리의 매우순한맛 버전이랄까요. 은근한 매력 포인트를 넣어주려고 노력한 결과물 아닐까 싶었습니다. 짜릿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만 메테오350은 배기량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입문용·세컨드 바이크용으로 딱인 모델입니다. 여기에 편안한 주행감까지 갖췄으니 더더욱 그렇구요. 부드럽고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바이크를 찾으신다면 메테오350입니다.
주행감 외에도 장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기어변속은 시소형입니다. 발끝으로 톡톡 내려 기어 단수를 올리고, 뒷꿈치 쪽의 페달을 밟아서 기어 단수를 내리는 방식입니다. 밟아 누르기만 하면 되니까 부츠든 신발이든 상할 일이 없습니다. 출퇴근용으로 바이크를 많이 타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반가워할 부분이죠.
그리고 크루저긴 하지만 다리를 앞으로 많이 뻗어야 하는 포지션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클래식 네이키드 바이크보다 약간만 앞으로 뻗는 정도입니다. 저처럼 상대적으로 다리 길이가 짧은 사람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시트가 아주 편했습니다. 타자마자 꽤 푹신하고 보드라운 느낌이더군요. 차분한 주행감에 편안한 시트까지, 전국일주를 해도 덜 피곤하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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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길에서 잠시 속도를 내봤습니다. 시속 100km까지 전혀 무리 없이 쭉쭉 올라갑니다. 다만 100km를 넘어서면 쥐어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350cc 바이크인데 좀 더 올라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애초에 편안한 크루저를 지향하는 모델이니까요.
서스펜션은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딱 좋은 정도였습니다. 브레이크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어디 가서 브레이크 별로란 말은 안 듣겠다 싶은 정도로요. ABS가 적용돼 있어서 더 든든했구요. 코너링 역시 일반적인 크루저에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시트고가 765mm로 크루저 치고는 높은 덕분입니다.
저는 2014년에 바이크에 입문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바이크가 정말 별로 없었죠. 로얄엔필드도, 트라이엄프도 국내 공식 수입사가 없었던 암울한 시절이니까요. 지금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듯해 부럽습니다. 좋은 바이크 만나시길, 언제나 안전 운전 하시고 무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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