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의 ‘국민 시그널 면접’이 둘째 날에도 ‘진중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날 15만 명 수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동시 접속자도 이날 20만 명이 넘는 접속자가 몰려 기록을 경신했다. 첫날 면접 영상은 이틀 만에 20만 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폐지하는 게 어떻겠냐”는 독설까지 퍼붓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면접관으로 부른 ‘개방성’이 흥행 비결로 꼽히고 있다. 그간 후보 상호 토론회조차 없는 예비 경선 탓에 ‘학예회’ ‘봉숭아학당’ 등의 비난을 들어온 국민의힘이 국민 면접을 통해 경선 흥행 몰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0일 서울 금천구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시그널 면접’은 초기 동시 접속자 수가 2만~3만 명 사이를 오가다 윤석열 예비 후보 차례가 되면서 급상승했다. ‘독한’ 진 전 교수와 야권 1위 대선 주자 간 한판 승부에 쏠린 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진 전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는 이른바 ‘고발 사주’부터 공략을 시작했지만 윤 후보는 “전혀 모르는 일로 처음 ‘고발 사주’라는 보도에도 ‘기업 사주’로 알았을 정도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사주’라는 게 기본적으로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이 (소속 의원이) 백수십 명 정당을 사주했다는 것 자체가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다시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사이에 (고발장이) 오간 건 사실 같다”고 재차 물었고 윤 후보는 “‘손준성 보냄’이라고 나왔다는 것도 글꼴도 이상한 데다 저 자신이 이런 걸 전혀 보고 받거나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정황 증거가 나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냐’며 ‘필살기 ’질문을 던졌다. 윤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가정으로 하는 그런 답변 자체가 안 맞는 것”이라고 맞섰다.
접속자 실시간 채팅 의견에서는 ‘진 전 교수의 더 독한 질문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거나 ‘격론을 기대했는데 전투적이지 않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하지만 전체 경선 흥행 몰이에 불을 지피기에는 충분했다는 평이 대체적으로 많았다.
사회를 맡은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도 진 전 교수가 ‘관심 유발자’라는 점에서 이번 면접의 ‘흥행 키’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념적 경직성에 빠지지 않아 객관적인 효과까지 더했다”며 “김경률 회계사를 수용하지 못했던 민주당과 비교해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7월 예비 경선 초반 국민 면접관에 ‘조국 흑서’의 저자 김경률 회계사를 섭회한 뒤 2시간여 만에 취소하는 등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출발부터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이 다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해질수록 ‘자기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리그’에 빠지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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