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때와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청와대는 “미국에 보낸 대화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북한 반응을 두고 “실현 가능성이 쉬운 게 어디 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꿈을 꾸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라도 꿈을 꿔야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며 “다만 종전선언은 그동안 당사자들이 충분하게 합의하고 공감했던 일이기 때문에 계기만 마련이 되면 실현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박 수석은 이어 “북한 반응의 전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북한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미국에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먼저라는 조건을 얘기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향해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고 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조건이 붙어 있다는 것은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대화와 협의가 진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 아니겠느냐. 북한의 반응은 좋은 어떤 신호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아울러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주 신속하게 반응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문구도 굉장히 사무적이고 논리적인 논조로 구성이 돼 있다”고 호평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3번이나 반복해 제안한 이유에 관해서는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당연히 강조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칠 게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미 간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의 신뢰가 부재한 상태 아니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첫 출발이 종전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은 그러면서 “종전 선언은 정치적 의미가 있는 선언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이라며 “남북미, 남북미중이 다 동의했던 일이고 신뢰가 쌓이면 북미 간에 비핵화도 급진전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에 ‘깜짝 일정’이 관계국 사이에 오고가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의 채널은 열어놓는 게 국제 관계 외교의 기본”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향해 좋은 메시지를 던지는 행간을 잘 읽어내면서 역지사지로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 그런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의 종전선언 제의 비판을 두고는 “종전선언은 한반도평가프로세스 평화로 가기 위한 신뢰 구축을 시작하기 위한 입구인데 야당은 마지막에 도달해야 되는 결말처럼 무겁게 인식하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귀국길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그 차이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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