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평소 과묵한 최경주(51·SK텔레콤)도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선 환하게 웃었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 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베른하르트 랑거와 알렉스 체카(이상 독일·11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3억8,000만원)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한국 남자골프의 개척자임을 입증했다. 1999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2000년부터 PGA 투어에 뛰어든 최경주는 2002년 5월 컴팩 클래식을 제패해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 챔피언이 됐다. PGA 투어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인 통산 8승을 기록한 최경주는 지난해 8월부터 50세 이상 선수가 뛰는 챔피언스 투어에 뛰어들었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 투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최경주가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2년 10월 자신이 호스트로 나섰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9년 만이다. PGA 투어 주관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날짜로는 3,788일 만이다.
최경주는 우승 후 현지 TV 중계팀과 인터뷰에서 “10년도 넘게 걸려 다시 우승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함께 경쟁해 쉽지 않았다”며 “이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고, 저에게 환상적인 대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10억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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