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합니다.” 평소 과묵한 최경주(51·SK텔레콤)도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서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최경주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에서 막을 내린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1년 이후에 우승이 없어 정말 다시 하고 싶었다. 매 경기를 뛸 때마다 우승을 간절히 원했고 그걸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그런 우승을 아름다운 페블비치에서 이뤄 특별하다.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최경주가 PGA 투어 주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 4개월, 날짜로는 3,788일 만이다. 최경주는 “2002년 처음 우승할 때가 어려웠다”면서 “그 다음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언제나 처음 우승이 어렵다. 이번 우승으로 인해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2018년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던 최경주는 최근 몸 상태에 대해 “2년 전이 가장 안 좋았고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신체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하고 치료도 받으면서 몸을 만들고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50세 이상 선수들이 뛰는 챔피언스 투어에 관해 “선수들의 몸 상태나 기술·파워 등이 여전히 좋다. 멀리 치고 점수 관리를 잘한다”며 “베른하르트 랑거나 어니 엘스, 마이크 위어 등 많은 레전드가 있다. 이런 곳에서 우승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하는 최경주는 “추석 이후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한국에서 뵙기를 바라고, 감사하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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