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에 대해 미국 측에 ‘긴밀한 공조’를 제안했다. 당사국 간의 논의를 위한 후속 조치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도전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미 국방부는 2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이틀간 열린다.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대북 정책 공조 등을 논의했다.
김만기 국방정책실장은 “최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국전쟁 당사국 간의) 종전 선언을 제안했고 북한도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다”며 “한미 동맹 간 더욱 긴밀한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의 한미연합훈련 일정이나 규모 등을 조정해 북한을 종전 선언을 위한 협상의 틀로 이끌어내자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미국 측의 반응은 다소 싸늘했다.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북한이 지난 11~12일 실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리 측과 온도 차를 보였다. 그는 “최근 북한의 수차례 미사일 발사는 동맹의 어려움이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도전에도 동맹은 역내 안보의 핵심 축”이라며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동맹은 여러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내년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나 규모 축소 등을 미국 측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 미군이 한미연합훈련 취소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표명해왔기 때문에 연합훈련 조정에 합의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평택시가 주최한 포럼 행사에 참석해 “꾸준히 (한미) 연합훈련을 해야 한다”며 “연합훈련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수술을 할 줄은 알지만 7~8년 동안 수술을 전혀 해보지 못하는 외과 의사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전 선언으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된다고 해서 미군 철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군 철수 전망을 일축했다.
한편 남북 간 통신선을 통한 우리 측의 연락 시도는 불발되고 있다. 북한 측은 지난달 10일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통한 연락을 끊은 후 49일째 응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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