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8일 건설안전법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건설 현장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업계를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실행을 앞둔 상황에서 건설안전법까지 제정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식 대한건설협회 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이날 공청회에서 건설안전법이 규정한 과징금이 과도해 중소업체들이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건설기업에게 단 한번의 실수에도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의 과징금을 내라고 하는 셈”이라며 “기존 법령에 이미 처벌 규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복 규제”라고 지적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설안전법 제정안은 사망사고 발생 시 관련 업종·분야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전문건설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연 3~4%임을 고려하면 한 번의 과징금 만으로도 경영 지속이 어려워 질 수 있는 셈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이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종관 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도 더해지는데 여기에 새로운 법령을 더하는 것은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라며 “업체들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현장 혼란이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건설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정안 수준의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됐지만 건설 안전 분야는 후진국 수준”이라며 “과징금을 줄이면 사고 예방을 위한 경고 의미가 사라진다”고 반박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 역시 “안전사고를 일으키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주기에 부족한 금액”이라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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