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좀 더 작은 진폭으로, 일정한 흐름으로 갈 수는 없었을까 하는 것이 반성할 과제입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문재인 정부의 ‘널뛰기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16%에서 2%로 떨어지는 것이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책 결정 구조나 과정에서 반성할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률이 일정했다면 국민에게 안정감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올 2월에도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당시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4개 중소기업 단체를 만나 “최저임금을 지난해 2.9% 올렸는데, 사실상 속도 조절했다”며 “이전에 과속이 있었던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며 “현장의 감당 능력을 봐가면서, 정책 방향이 맞다고 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 의결한 최저임금은 7,530원(2018년 적용)이었는데 16.4%나 올랐다. 2019년에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정해졌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최저임금은 약 2.9% 올랐다. ‘고용 쇼크’에 따른 대폭 인상 반대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부터 국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월 3,000명 정도에 그치는 등 고용 지표가 악화했고 경영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가 들이닥쳤다. 이에 2021년 최저임금은 1.5% 상승한 8,720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이었다. 최근 의결된 내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전년도보다 5.1% 올랐다. 이 전 대표가 진폭이 컸다고 아쉬움을 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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