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절단(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출장에 동행한 방탄소년단(BTS)이 여비(旅費)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분노가 치밀어서 잠을 잘 수 없었다"면서 해당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1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건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탁 비서관은 '체류경비를 일체 지급하지 않았다'는 해당 보도 내용을 두고 "틀리다. BTS나 소속사인 빅히트나 하이브가 돈을 못 받았다고 하나”라며 "당사자가 그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은데 왜 해당 매체가 못 받았다고 하는 건가. 엄연히 계약서가 존재하고 계약 기준에 맞춰서 절차가 진행되고 정산이 완료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문 대통령과 유엔(UN) 총회 특별행사인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전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유엔 총회 참석 관련 지출 비용 내역'을 인용, "정부가 BTS에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탁 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에 문의했는데 BTS경비를 지급한 내역이 없다고 했다'는 해당 매체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그 예산은 문체부 산하기관인 해외문화홍보원 예산인데 외교부에게 문체부 예산을 물어보는 망측한 일을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그런 논리라면) 기획재정부가 환경부 예산을 어디에 언제 썼는지 아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탁 비서관은 "더 본질적인 것은 BTS 멤버들은 10원짜리 돈도 안 받겠다고 얘기했다"면서 "억지로 준 것인데 그걸 가지고 이런 식으로 폄훼하고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깎아내리는 건 정말 못된 일"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탁 비서관은 이어 "만약에 돈을 받고 특사 활동을 했으면 아마 그걸 가지고 또 물고 늘어졌을 것"이라면서 "그 팀에 한 번 출연료만 해도 최소 수십억 단위인데 그 비용으로 그분들이 무슨 영화를 노리겠나"라고도 했다.
아울러 탁 비서관은 "그렇게 할 바에는 아예 10원짜리 하나 안 받겠다고 얘기했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면구스러워서 정말 최소한의 비용만 정산한 것"이라며 해당 계약금액에 대해 "7억 원대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덧붙여 탁 비서관은 "이번 유엔 순방 행사에서 그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건 100% 본인들(BTS) 의지였다"면서 "오히려 저에겐 분명히 이야기했지만, 본인들이 특사로서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들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더불어 탁 비서관은 "BTS에 미안하다"면서 "그 친구들이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들여서 헌신적으로 일을 해 왔는데, 어제도 연락이 와서 '너무 아쉽다. 이런 일로 논란이 돼서 우리가 열심히 한 게 다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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