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자금 흐름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회삿돈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성남시도시개발공사는 물론 성남시청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5일 화천대유 김 모 자산관리이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회계 및 자금 관리를 담당한 김 이사를 포함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임직원들을 상대로 초기 투자금 출처, 대장동 개발 사업 수익금 사용처, 각종 대여금 사용처, 임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규모 및 정산 방식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대주주 김 씨가 자회사 천화동인 1호에서 빌린 장기 대여금 473억 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는 사용처가 불분명한 83억 원을 놓고 관계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로비 명목으로 쓴 돈이 무려 350억 원에 달한다는 내용도 녹취록에 담겼다고 한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퇴직금 50억 원, 김 씨가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 대행업체에 건넨 100억 원 등도 현재까지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 이른바 ‘김만배의 형님들’이라 불리는 초호화 법률 고문·자문단으로 흘러들어간 고문료 규모도 수사 대상이다. 수사팀은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 씨를 조만간 불러 진상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날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뤄졌다. 유 전 본부장은 올해 1월 김 씨로부터 5억 원,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정 모 씨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와 정치권·성남시·성남도개공 간 연결 고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유 전 본부장의 부하 직원이었던 한 모 성남도개공 개발사업2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한 팀장은 2015년 6월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 주주협약 및 정관 체결’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 사업협약 체결’ 등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문서들에 기안자로 이름을 올렸고 유 전 본부장이 결재했다. 당시 주주 협약에는 ‘1종 우선주주에 대한 누적배당금의 합계액은 금 1,822억 원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화천대유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명시한 단서 조항으로 지목된다.
법조계에는 1조 원 규모의 이익을 거둔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유 전 본부장이 단독으로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장동 팀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실권을 가진 ‘윗선’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 및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 전 본부장 선에서 ‘꼬리 자르기’식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민단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국회 기자회견에서 화천대유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으면서 처음 알았다고 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선 유동규가 측근이 아니라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6일 오후 2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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