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겐슬러(사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거래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암호화폐를 금지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데 이어 암호화폐 규제 기관인 SEC도 같은 입장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과 같은 암호화폐 금지 조치가 논의되고 있느냐’는 의원 질문에 “미국은 중국과 같은 암호화폐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입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부 기관을 통해 암호화폐를 금지한 중국과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암호화폐 관련 업무는 불법 금융 활동”이며 “암호화폐를 법정화폐처럼 시장에서 유통하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다. 겐슬러 위원장은 “우리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다르다”면서 “어떠한 금지 정책이라도 의회에서 입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겐슬러 위원장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이 파월 의장의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초점은 암호화폐 업체들이 투자자 및 소비자 보호 규칙과 자금세탁 방지 규정 및 세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암호화폐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의 긍정적 발언으로 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FT)를 허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 겐슬러 위원장은 “해당 부서가 비트코인 ETF를 검토 중이며 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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