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한 고(故) 변희수 전 하사를 신체장애 등의 이유로 전역 처분한 군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행정2부(오영표 부장판사)는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 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성전환 장병 복무와 관련한 첫 판례다.
재판부는 “수술 직후 법원에서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군에 보고한 만큼 군 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은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 한다”며 “원고의 경우 심신장애는 전역 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할 수 있다면 사법부가 소송 권리 관계를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선례도 제시됐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전 하사는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며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지난 3월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번 소송은 유족이 이어받아 진행해왔다.
군이 진행해온 성폭력 피해 공군 이 모 여중사 사망 사건 수사는 졸속으로 끝났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최종 수사 결과 자료를 통해 사건 관련자 25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 가운데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명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축소·은폐 논란을 산 일부 군 지휘부 및 초동 수사 부실 논란의 담당자는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앞서 고 이 중사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부대에 신고한 후 지난 3월 2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자의 신고 및 사망 후 군 지휘부 일부가 사건을 축소·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사상 처음 특임 군검사를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사건 발생 219일 만에 수사는 용두사미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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