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 20대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는 수도권 경선의 막이 올랐다. 9일 경기 지역 경선을 시작으로 10일 서울 지역 경선과 3차 슈퍼위크까지 61만 표의 향방이 공개된다. 이날 경기도 민주당 지역 경선이 치러질 예정인 수원 컨벤션센터 앞에는 각 후보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안방’ 경기도에서 수도권 경선을 시작하는 만큼 다른 지역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연일 확산되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발판삼아 ‘안전한 후보’를 기치로 이 지사의 본선 직행을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대장동 의혹에도 지지 굳건 이재명…‘안방 효과’ 기대
“어쩌네 저쩌네 말은 많지만 결국 이 지사에 관한 문제가 드러난 건 하나도 없잖아요. 결국 그 문제(대장동 개발 의혹)도 이 지사가 대통령이 돼야 해결되는 겁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는 등 대장동 개발 의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지만 이 지사를 향한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지는 못했다. ‘기본소득 파이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이 지사 지지자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 이 지사에게 흠이 될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경기 평택에서 왔다는 그는 “파면 팔수록 국민의힘 비리만 나오고 있다”며 “이 지사가 (성남) 시장 하면서 5,503억원을 회수했듯 대통령이 돼야 토건비리도 뿌리 뽑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 지지층에서는 ‘원팀’을 강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본소득이 미래다’. ‘대동세상’과 같은 문구와 함께 ‘원팀으로 정권 재창출’, ‘더불어민주당 원팀’이라고 적힌 홍보물을 내걸고 이 지사의 이름을 연호했다. 마스크에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인 한 지지자는 “경선이 끝나고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지금은 경선이니 서로 날이 서있지만 결국 이 지사를 중심으로 뭉치지 않겠느냐.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수도권) 경선에서 이 지사 득표율이 높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응원전에 힘을 보태던 홍정민 민주당 의원 역시 “아무래도 경기도민들은 이 지사의 행정력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이다보니 지지세가 확실히 강한 것 같다”라며 “오늘 경선 결과가 좋게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낙연은 옳은 후보”, 막판 응원 후끈…‘원팀’ 질문에는 “못할 것 같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 뒤쳐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응원은 오히려 우세했다. 이날 수원 컨벤션센터 앞에 운집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이 지사 지지자보다 두 배 가까이 됐다. 이들은 ‘결선 가자’, ‘끝까지 지킨다’, ‘#지켜줄게’와 같은 문구가 쓰인 응원 도구를 들고 사물놀이까지 동원해 축제 분위기를 냈다. 이 전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한 지지자는 “이낙연은 옳은 후보”라며 “민주당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 지사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하나같이 ‘대장동 개발 의혹’을 들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지지자들은 “대장동 개발 의혹이 심상치 않다”라며 “이 지사가 스스로 설계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성남시 모든 일을 자기가 결재했다고 했는데 후보로 뽑아놓고 나면 문제가 없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화천대유’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던 이들은 “이 지사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대선에서 뽑겠느냐”는 질문에 “그러지 못할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선장 곳곳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토건 적폐 척결’, ‘검찰개혁·언론개혁’, ‘추풍낙엽’, ‘The One Choo’ 등이 적힌 홍보물을 내세우며 추 전 장관을 응원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 플랜 카드를 들고 있던 한 지지자는 “개혁을 제대로 해낼 사람은 추 전 장관 뿐”이라며 “부동산 문제만 봐도 다른 후보들은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추 전 장관은 일찌감치 ‘토지 공개념’을 내세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이재명”이라며 “여기 있는 사람들 마음 다 같다. 추 전 장관이 개혁에 더 적임자라서 지지하는 것이지 둘(이재명·이낙연) 중 고르라면 이재명”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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