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예상 밖 '턱걸이 과반' 승리에 머물면서 여권이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 득표율(57%)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무난하게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이 후보가 3차 선거인단 선거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패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기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이날 경선 불복을 사실상 시사하면서 민주당이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낙연 캠프의 설훈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선이 종료된 지 약 2시간 만에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 그동안 제기해온 무효표 처리 논란을 재점화한 것이다. 경선 도중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가 무효 처리되지 않았다면 이 지사의 득표율은 48.37%로 집계돼 결선투표가 열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거나 재검표 요구,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캠프 핵심 관계자는 “3차 선거인단 표심은 대장동에 대한 우려가 반영한 것”이라며 "명백하게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그냥 넘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실제 이낙연 후보 지지자 180여명(경찰 추산)은 10일 저녁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모여 '무효표 처리'와 관련해 지도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사사오입 철회하라" "송영길은 물러나라" "우리가 이낙연이다" 등을 외치며 경선 결과에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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